[칼럼 - 진송범] 갈등과 양극화의 정치에서, 존중(관용)과 공존의 정치 사회로 변화돼야

▲진송범/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현재 우리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회는 갈등과 배척의 풍조로 변모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공동체는 개인 간이든 집단 간이든 다양한 갈등이 고조되어 가고 있다. 갈등과 대립 구조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의 팽배로 인하여 한층 더 복잡다단하다. 근본적인 갈등 해결에 신중한 논의가 절실한 때이다.


운명공동체에 속한 우리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와 국가 공동체를 세우고 발전시켜야 한다. 상호 존중(관용)과 배려는 우선 인간 관계를 회복하게 만들고, 소통을 원활하게 유지시킨다. 그리하여 인간관계 회복과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게  됨으로써 조화롭고 성숙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인간 공동체에 있어서 삶의 기초는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듯이 남을 아껴주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존중과 배려는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그가 속한 공동체의 의견·감정·신념 그리고 존재 상황과 경험까지 인정하는 것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상호 간의 신뢰 구축을 기반한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배려는 상대방(공동체)의 필요와 감성까지도 생각하는 적극적인 행동 지향의 실천이다. 



이런 배려는 개인과 공동체가 원활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여 보람과 행복의 하모니(harmony)를 이루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사회 공동체의 목적은 성숙한 구성원이 모여 인화와 협동 속에서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나만의 고집을 내세우지 않고, 남을 먼저 존중하고 배려하며 공동체를 위해 힘쓰기 때문이다. 또한 아집과 독선 그리고 배타를 내세우려 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주장)을 경청한다. 그런 소신과 행위가 신의를 지키면서 협조·친목·공의를 중시하게 만들고, 남의 말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의견과 목표까지 진실하게 피력할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다수결로 전체 의사가 결정될 때에는 흔쾌히 승복하여 따른다. 이런 신념과 긍지가 자아 실현과 공동체에 공헌하는 길이 되도록 이끌고, 편견·이기심과 사리사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컨트롤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절제된 의지의 실천이 사회질서와 공동체에 대한 연대책임에 충실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 생존해 있는 동안 갈등과 대립이 끊임없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갈등과 대립 상황의 문제는 인간 공동체가 안고 살아가는 삶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경쟁이 날로 격화되어 시기와 증오 그리고 불신과 대립 감정이 쉽게 일어난다. 갈등과 대립 문제는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 다음은 갈등과 대립 상황을 되도록 빨리 수습하는 일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혜가 요구된다. 우리는 사람의 갈등 등 난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도덕이라고 한다. 도덕에서의 도(道)는 바른(옳은)길을 의미한다. 덕(德)은 옳은 길을 실천하기 위해 유혹을 물리치고, 올바른 습관과 평상심의 수양을 쌓은 슬기로운 심성을 이른다. 지금 우리 국가기관 중에서 갈등과 대립이 가장 심각한 곳이 국회라는 헌법기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갈등을 일으키는 입법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이 이에 해당한다. 국회의원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에 속한다. 따라서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책임을 많이 분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국회와 국회의원에게 헌법상 지위와 권한과 함께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동시에 국회의원에게 윤리적 의무와 헌법·국회법상 의무를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최소한 국회의원 자신을 위해 사는 길과 국가를 위해 사는 길이 일치하도록 시간과 노력을 최대한 할애해야 할 헌법적 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국회 공론장의 상황과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당연한 국민과 국가에 대한 헌법적·법적 책임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적 동의를 하기 어렵다. 지금 언론에 오르내리는 국회의원들의 비리 혐의를 보면 알 수 있다. 과연 다른 국회의원들도 양심과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도 없을까? OECD의 38개 국가 중에서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신뢰도가 최하위에 속한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식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국회에서 늘 여야 간의 갈등과 논쟁하는 장면만이 각인되어 있어 적극적인 신뢰를 보내지 못한다. 국민이 직접 대표로 뽑아 놓고 믿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오늘날에 이르러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실시하는 유럽 선진국 의회나 미국 의회까지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의 수준을 맞춰 국가 이익을 위한 역량과 봉사의 구현을 목표로 민의에 따른 정책 심의와 입법 기능을 잘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의 정치적 소신과 본질적 역할에 반하는 의정 활동을 하기도 한다. 다음 선거를 의식해 헌법적 양심에 반해도 소속 정당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정당 대 정당의 대립과 논쟁 국면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국익(공익)보다 사익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회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작금의 여야 간의 대화와 배려를 통한 협치는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사회 내에 엄존하는 갈등과 대결 국면을 해소하고 처방에 앞장 서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과 대결을 일상화 한 나머지 국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 문제와 입법적 해결 문제를 놓치고 있어 국민의 마음은 멍들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여려 방면에서 녹녹지 않은 상황이다.


갈등과 반목·비생산적 논쟁을 끝내야 한다. 논쟁이 아닌 정직한 대화와 토론을 통한 협치를 해야 한다. 모든 군소 정당을 포함해 여야 정당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 국회에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엄연한 명령이고 헌법의 규정이 아닌가? 무엇보다 먼저 대화의 공론장에 조건없이 나와야 한다. 장외에서의 상호 비방과 말다툼은 자제해야 한다. 정당이란 본시 정치적 뜻을 같이 하는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이익 단체이다.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고 민주주의 제도 정립 과정에서 역사가 만든 제도적 보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공화국의 주인인 국민보다 우선인 가치는 아니다. 정당도 국가기관도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 현재의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얼마나 생각하며 국정에 임하는지 묻고 싶다. 말로는 항상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자기 정당의 합리화에 이용한다. 국민의 바람은 소박하다. 제발 싸우지 말고 치열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협치를 이끌어내는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국민이 생각하는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의 울림있는 품격의 말, 여야간의 존중과 상대방을 세워주는 배려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보여달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충실한 입법 활동과 행정부의 정책과 국정을 세밀하게 살피고 견제하라는 것이다. 국회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 양상의 심화는 국가와 국민에게 너무 큰 비용을 지우고 있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갈등과 반목 그리고 분열의 정치가 주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상호간의 이해와 존중 그리고 배려를 통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소통을 통해 타협과 협약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공고히 다져나가는 것이다. 상대 정당의 이해없이는 필요와 요구를 파악할 수 없고, 배려없이는 상대 정당의 입장(처지)과 주장(의견)을 고려하기 힘들게 된다.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의 대화와 협치가 없이 정치 도구화로 흐른다면 결국은 소통 부재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의 정점에 이르고 만다. 그리하여 그릇된 판단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정치적 양극화와 진영 간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은 결국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오고, 국민의 안위와 국가의 안정을 무너뜨리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강원택 교수는 저서(벼랑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117면)에서 민주적 공고화를 이룬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직 대통령들의 민주적 타협과 합의 정신을 지키고, 서로 존중하며, 이견과 갈등을 풀어낸 업적을 설명한 후에, 결론으로 "최근 한국 정치가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시기의 양보와 타협이라는 정치적 관행이 무너지고, 관용과 통합의정치 리더십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한다. 12·3 비상계엄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정쟁의 격화와 정치적 양극화로 극단적인 주장들이 표출되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은 적대· 배제의 정치인 포퓰리즘과 어우러져 미움과 분노를 가중시킴으로써 국민과 국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고 있으며,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수그러진 상황 전개의 기미가 보여 다행이지만, 아직 국회에서의 완전한 정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행위에 대한 재판은 사법부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사법부를 신뢰하고 그 결정을 기다리자. 새로운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의 하나됨을 이루는데 모두 협력해 나가자! 여야 정치권은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양보(관용)와 타협(공존)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세워 나가야 한다. 



진송범

법학박사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작성 2026.01.30 17:25 수정 2026.01.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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